아부다비에 도착하자, 셔틀 정류소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택시기사가 나에게 말을 건다.
“이봐, 학생. 혼자왔어?”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려고 하는걸까...?
저 택시기사님은 내가 이 시간에 혼자 무작정 셔틀타고 온 학생인 걸 벌써 안 듯하다. 나 역시 셔틀을 타고 이 곳에 내렸을 뿐, 구체적인 계획 없이 그랜드 모스크를 방문하려면 택시를 타야하는 상황이었다. 분명 내가 여기서 바로 차에 타게되면 호구잡힐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하지..?
이윽고 택시기사님이 하는 말,
“2시간 동안 내가 택시타면서 아부다비 구경시켜줄게. 학생이니까 300디르함만 줘.”
나도 빠르게 머리가 돌아가기 시작한다. 내가 공항에서 120달러를 환전했으니까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이 약 440디르함을 가지고 있는데, 앞으로 2박 3일을 보내기 위해선 무조건 흥정을 해야하는 상황이었다.
“저 돈 없어요.”
그랬더니 바로 돌아오는 말이
“그럼 200디르함만 줘. 혼자왔으니까 특별히 더 싸게 해줄게.”
여기가 정녕 아부다비인지 중국인지 헷갈렸다. 그러곤 조금 더 흥정을 하게되면 100디르함에 돌아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환전을 많이 해오지 않은 것도 있었고, 첫 날이니만큼 돈을 아껴서 사용해야했기 때문이다.
“저는 100디르함 예상하고 왔는데, 생각보다 비싸네요. 조금 더 깎아주실 수 있나요?”
“그럼 150만 줘. 더 이상은 나도 안돼. 너도 알잖아. 2시간 동안 운전하고 같이 다니는 게 힘들다는 거. 그리고 여기 택시 조수석에 카메라 달려있어. 나는 거짓말 하는거 아니고, 안전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이용해도 돼.” (알고 보니 UAE 택시에는 카메라 설치가 의무였다.)
맞는 말이다. 더 이상 흥정을 오래하면 나도 두바이로 돌아가는 셔틀시간을 생각했을 때 제대로된 아부다비를 구경하지 못하고 돌아갈 것 같았다. 약 4만원 정도하는 거금 150디르함으로 결정하고 2시간 동안 즐기고 돌아가자는 생각을 했다.
“네. 그럼 탈게요.”
택시 기사님은 나같이 혼자 셔틀버스를 타고 짧게 아부다비를 구경하려는 손님을 주 고객으로 하는 것 같았다. 능숙하게 그랜드모스크를 가면서 시내구경을 한 번 시켜줬다. 내가 2시간 동안 개인 택시기사를 고용하다니!! 그것도 4만원에!! 이 곳 물가를 고려하면 비싼 금액이었지만, 다시하지 못할 경험이라 생각하고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결국 타게 된 택시. 기사님과 함께.>
<아부다비 왕족 친척의 집. 딱 봐도 세련되보인다.>
“여긴 아부다비 왕족 친척이 사는 집이야. 좋지? 내가 잠깐 멈춰있을 테니까 사진 찍어가.“
집이 좋아 보인다. 햇볕이 쨍쨍하고 구름한 점 없는 하늘에 하얀색 집이 고급스러워보이고 잘 어울리는 듯했다.
아부다비 시내를 드라이브를 하는데, 매우 이국적인 생각이 든다. ‘아. 여기 한국이 아니지.’
약 20분 정도 시내를 둘러보니 어딘가에 도착했다. 그리고 택시기사님이 하는 말.
“봐봐. 죽이지? 여기서 1시간 정도 머무를거야.”
이태원 모스크는 가봤는데 차원이 다르다.
여긴 어디지?! 커도 너무 크잖아?!
'여행 > 해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바이 여행(4) 아부다비를 떠나 다시 두바이로 (0) | 2017.07.23 |
---|---|
두바이 여행(3)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모스크를 방문하다 (2) | 2017.07.22 |
두바이 여행(1) 어서와, 두바이는 처음이지? (0) | 2017.06.28 |
[두바이 여행] 두바이 여행 꿀팁! (0) | 2017.06.27 |
[벨기에 교환학생 생활기] (1) 비자 발급을 마치고 비행기표를 구매하다. (0) | 2017.06.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