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지금 이별한 당신이라면 읽어야할 책, <낙하하는 저녁>
지난주 였을 것이다. 친한 동생과 문자를 나누다가 최근에 읽은 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요즘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동생은 에쿠니 가오리의 <낙하하는 저녁>을 추천해주었다.
내가 주로 읽던 작가는 무라카미 하루키, 히가시노 게이고였는데 처음 들어보는 작가여서 누나에게 물어보았더니 '너 그 책 여자애가 추천해줬지?' 라고 묻는다. 아마도 연애와 관련된 주제로 글을 쓰는 작가인가보다 생각했다.
친구가 책을 추천해주었을 때, 본인이 얼마전 이별을 한 뒤에 이 책을 읽었는데 하루만에 다 읽었다면서, 이별한 상황에 공감해서 읽는다면 책이 정말 마음에 들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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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친구의 마음이 이해가 갔다. 책에는 크게 3명의 인물이 있다. 주인공인 리카. 그의 전 남자친구인 다케오. 그와 사귀었지만 헤어진, 그리고 리카의 룸메이트인 하나코. 책은 한 계절, 1년을 넘어 14개월 동안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그 사이에서의 감정의 변화를 보여준다.
책을 처음 읽을 때는 작가의 문체가 그전의 작가와는 달라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리카의 시점으로 책의 내용이 전개되는데 이게 혼잣말인건지, 아니면 서술하는 것인지 헷갈렸다. 하지만, 책을 계속 읽어나가면서 점차 익숙해졌다.
이별이라는 것.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누구나 쉽게 잊혀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리카 역시 남자친구였던 다케오를 완전히 잊는데까지 14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여러 사람에게 인기도 많았던 하나코지만, 그녀 역시 마음 한 켠에는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가지고 있었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힘들게 한 걸까?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란 속담처럼, 사람 마음이라는 게 정말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같다. 이런 책을 읽고, 주변 친구들의 경험, 적지만 나의 경험들을 조합해보았을 때 사람을 만난다는 것 자체가 참으로 어려운 일인 것 같다. 과연 나도 누군가를 정말 좋아하고(상대 역시 나를 좋아해주고) 신뢰하면서 살 수 있을까? 란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전 남자친구의 여자친구인 하나코가 리카의 방에서 산다고 했을 때부터,
그녀를 통해 다케오의 소식을 들을 때,
그녀 덕분에 다케오와 이야기를 나눌 때,
시간에 따른 애정 혹은 우정. 아니면 미련.
책은 어려움 없이 읽었지만, '이별'이라는 주제에 대해 다시금 진지하게 생각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인 것 같다. 이별한 사람이 책을 읽어나가면 '이거 내 이야기 아닌가?' '왜이렇게 공감이 가지?' '다케오는 정말 나쁜애인 것 같아.' 등 많은 공감을 하면서 책장을 넘길 것이다.
한 줄 감상평.
사랑이란 감정에서 너무 상처받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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