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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독서

#5. 인간의 욕심으로 짓는 유토피아, <당신들의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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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인간의 욕심으로 짓는 유토피아, <당신들의 천국>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 나는 여타 유명한 외국 작가(무라카미 하루키, 귀욤 뮈소, 알랭 드 보통 등)를 제외한 작가들의 이름을 잘 모르는 편이라, 이청준이라는 작가도 생소하게 다가왔었다.


당신들의 천국
국내도서
저자 : 이청준
출판 : 문학과지성사 201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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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교과서에서 봤음직한 <병신과 머저리>의 작가였다. 이 역시 책 제목만 기억이나지,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나질 않았다. 이청준 작가의 책만의 공통적인 특성이 있는데, 첫째, 소설 곳곳에 가해자와 비해자의 대립구조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주로 내,외적 조건들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하게 만든다.


 이청준 작가


<당신들의 천국>은 1976년 발간된 장편소설로,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조백헌 원장이 소록도에 부임하여 간척사업을 시작하면서 원생들과 갈등을 빚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2부에서는 오마도 간척사업 공사기간 조원장이 겪는 갈등과 고뇌를 나타내고 있으며, 마지막 3부에서는 소록도를 떠난 조 원장이 7년 후 민간인 신분으로 다시 돌아와 원생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나병(한센병)환자가 모여있는 섬이 있다는 걸 본 적이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장면이 떠올랐다. 당신들의 천국이 실존인물, 실화를 배경으로 쓴 소설인 만큼 그와 관련된 장면이 많았다.


책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다 자기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 같아서 현실 사회에서 인간의 '리얼리티'를 느낄 수 있었다. 우리도 남을 위해서 행동한다고 하지만, 그 속에는 다 본인만의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하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특히나 축구팀을 만들거나 간척사업을 밀어붙이는 조 원장의 모습에서 이게 진정으로 원생들을 위하는 건가? 란 생각이 자꾸 들었다. '나는 너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야. 너네를 좋은 곳으로 인도해줄게.'라고 느끼면서, 조 원장 스스로 원생들과 지배-피지배 관계를 고착화 하는 건 아닌가란 기분이 들었다.


조 원장에 대항하는 캐릭터로는 이상욱과 황장로(황희백)이 있는데, 황장로 역시 본인의 동상을 세우고자 조 원장을 이용하는 캐릭터로 느껴졌고, 이상욱은 조 원장에 '내가 소록도에 더 오래있었기 때문에 원장님보다 더 많이 알고있어요. 부디 제 말을 들어야 화를 면치 않으실겁니다.'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원생들도 주요 인물이 시키는 대로만 행동할 뿐(물론 조 원장에 항의하러 오는 장면도 있지만), 수동적인 인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한계를 가진다.


책에는 "원장님은 도대체 의삽니까, 사회사업갑니까?"란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하는 조 원장의 모습이 그려지는데, 나는 그가 의사도 아니고 사회사업가도 아닌 하나의 '권력자'라고만 느껴진다. 우선 책에선 조 원장이 직접 진료를 하거나 하는 모습이 전혀 그려져 있지 않을 뿐아니라, 사회사업가라고 하기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군 출신으로 본인이 소록도 재임 기간 동안, 선민 의식을 가지고 이러한 업적을 남겨, 또 하나의 동상을 만들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으로만 비춰졌다.


이 소설을 한 단어로 함축한다면 다양한 키워드가 있을 수 있다.

사랑... 믿음... 배반... 동상... 희망...


나는 '욕심'이라는 단어를 꼽고 싶다. 다들 본인의 욕심을 채우고자 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그 욕심 또한 인간의 본성이므로, 인간의 본성을 잘 그려냈다고 하고 싶다.


인간의 욕심으로 짓는 유토피아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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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간척사업을 시작할 때, 조 원장이 원생들의 '적개심'을 이용하여 작업을 진행하려 한다. 이 장면에서 나는 방탄소년단 프로듀서인 방시혁의 서울대 졸업 축사가 떠올랐다. '내 원동력은 분노'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방시혁은 납득할 수 없는 현실과 불행하게 하는 상황에 맞서 싸우기 위해 분노로서 지금 이 자리까지 왔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행복'에 대해 그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하고 있으니, 한 번 쯤 볼만한 영상이라 생각한다.


<방시혁 서울대 졸업식 축사>



#2.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도 무려 3시간 반에 걸쳐 <당신들의 천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독서 후 이를 참고하여 다른 사람들은 이 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 책의 숨은 에피소드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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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 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댓글을 남겨주시면, 성실히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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