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edia/독서

2020년 제11회 젊은작가상 대상, <음복> 추천은 글쎄...

반응형

2020년 제11회 젊은작가상 대상, <음복> 독서 후기

 

#1. 작가 소개

강화길 작가. 1986년 생.

2012년 27살의 나이로 경향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방'으로 데뷔.

한겨례문학상,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2017년 젊은작가상 수상 이력이 있는데, 그의 작품으로는 <화이트 호스>, <다른 사람>과 소설집 <괜찮은 사람>이 유명하다.

 

 

#2. 책 소개

 - 음복(飮福) : 제사를 마치고 참석한 사람들이 신에게 올렸던 술이나 제물을 나눠먹는 것.

                  신이 내리는 복을 받기 위해 하는 행위

 - 2020년 제 11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 수상작

 - 작가는 이 책의 장르를 '스릴러'라 표현

 

#3. 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이유

첫째, 단편이라서 이 책을 골랐다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이 책의 주된 주제는 젠더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생각해야 할 부분이 참 많다.

단순히 읽는 텍스트가 적을 수 있지만,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참 오래 걸리는 책이다.

절대 킬링타임용 소설이 아이다.

 

둘째, 젠더문제에 피로감을 느낀다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젠더문제를 피하자는 뜻이 아니다. 젠더 문제에 대해선 이 책 이외에 더 쉽게 쓰여진 책들이 많다.

이 책은 한국 전통 문화에 뿌리 박혀진 젠더 문제를 말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알고 읽기 시작했으면 한다.

 

셋째, 과연 젊은작가상 대상이라고 할 만큼 훌륭한 책인가?

내가 읽었을 때는 대상을 수상할만큼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상 기준에 대해서 찾아봤는데, 누가 심사하는 지도 정확히 모르겠다.

 

#4. 간단한 독서 느낀점

제사를 지내는 집안에서 태어났다면 누구나 한 번 쯤 겪었을만한 소재로 글을 썼다. 나 역시 작가와 같은 환경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공감을 느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는게 쉽지 않으니깐 말이다. 다만, 단편소설의 한계를 어김없이 느꼈다. 강화길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각 인물에 대해 내용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고 말한다. 그런 부분은 작가 본인의 머리 속에는 남아있지만, 독자인 나는 인물을 정확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현실적으로 한 집안이 돌아가는 상황을 며느리가 남편보다 더 이해할 수 있을까? (결혼을 하지 않고, 해당 상황을 겪어봐서 그렇다/아니다 확답할 수 없지만, 적어도 우리집을 보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여성은 다 알고 남성은 모른다'란 프레임으로 내용을 써내려갔는데, 이것도 하나의 성별에 대한 성급한 일반화는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매일 엄마와 밥을 먹는다>의 저자 스머프 할배 정성기님은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치매걸린 어머니의 수발을 본인이 직접 하신다. 젠더문제를 다루는 책인데, 단순히 남자가 몰라서 잘못됐다.라고 말하는 것은 오히려 남성 독자로 하여금 피로감과 거부감이 먼저 드는 부분이 있다. 분명 다뤄져야 하는 주제이고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문제이지만, 더 좋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란 아쉬움이 들었다.

 

#5. 연관검색어

Service Corporation International

 - 티커 : SCI

 - 미국 장례 용품/서비스 제공 회사. 44개주에 1500개의 장례식장과 400곳의 묘지를 운영

 - 국토 면적이 넓은 미국에서 전국망을 갖춘 몇안되는 장례회사. 미국 외 캐나다, 푸에르토리코까지 진출.

 - 19년 기준 16조원 규모의 미국 death industry인데 더욱 성장하는 산업이라 생각.

 

#6. 이야깃거리

큰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제사를 지내지 않지만, 불과 몇 년 전까지 명절에 큰집에 가서 제사를 지냈던 우리집 풍경을 그려낸 것 같아서 공감을 느꼈다. 우리집은 제사를 마치고 음복을 할 때, 우선 남자들이 큰 상에서 밥을 먹고, 며느리/여자 구성원들은 남자들이 식사 후에 식사를 하곤 했는데, 어린 시절에는 이런 모습에 대해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았는데, 성인이 된 이후에는 왜 그럴까?란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 같다. 그만큼 이런 성별문제에 대해 무지했던 시절이었다.

 

책에선 '고모'가 세라의 남편인 정우를 싫어하는데, 아무것도 모르고 행동하는 정우의 모습에서 미운 감정이 생겼을 거라 추측한다. 할아버지와 똑같이 생긴 정우는 지금 집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한국사회의 전통적인 성차별에 대해 무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고모 역시 어렸을 때 정우의 아버지는 어머니로부터 이쁨을 받는데, 본인은 그러지 못해서 한이 맺힌 부분도 있다. 

 

근데 왜 '토마토 고기찜'일까? 실제로 베트남에 이런 요리가 있는 것 같기는한데, 작가가 조사를 해서 이 음식을 고른걸까? 아니면 고기찜은 제사상에 오를법한 음식인데, 특이성을 주기 위해 '토마토 고기찜'을 고른 것일까?

 

책을 읽고 나서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는 가부장제의 미래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분명 지금 2030세대는 가부장적인 부모님 세대를 겪은 세대라 생각한다. 직접 겪으면서 '그러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 자라온 남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아버지의 모습을 답습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가부장제라 하는 것이 없어져야한다고 생각하지만, 혹여 양극화가 더 심해질까 걱정된다. 최근 몇 년 동안 남녀 간의 갈등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가부장제도 그런 남녀갈등의 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선되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양극에 위치한 일부 인원들간의 갈등은 더욱 두드러질 거라 우려스럽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는 이 모두를 포용하고 악습을 개선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 생각한다.

 

#7. 인상 깊은 문장

9p. '너는 아무것도 모를 거야.'

책을 다 읽고 나니, 책의 첫 문장이 주제였다.

 

#8. 한줄평

스머프할배가 읽으면 극대노할 소설. 대상을 글쎄?

☆ (2/5)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