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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출근할 때 가방에 넣고 읽기 좋은 박민규 작가의 <더블 side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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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출근할 때 가방에 넣고 읽기 좋은  박민규 작가의 <더블 side A> 

#1. 작가 소개 : 박민규 작가

 - 1968년 생.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 비주얼로 유명한 작가

 - 문학보다 먹고살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여 해운회사, 광고회사, 잡지사 등 여러 직장을 전전하다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에 글쓰기를 다시 시작, 2003년 장편소설 『지구영웅전설』로 문학동네 신인작가상을 받으며 등단하였다.

평론가 68명이 꼽은 2000년대 최고의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주요 저서로는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카스테라등이 있다. 

 

 

#2. 책 소개 : 더블 Side A

『더블』은 A, B 총 2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5년 간 집필했다고 한다. 표지는 작가가 직접 마스크를 촬영한 모습을 그렸는데, 레슬러 블루 데몬과, 엘 산토를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황순원 문학상 시상식에 블루 데몬 마스크를 쓰고 참석한 그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작가는 『더블』을 두 장의 LP같은 느낌으로 출간하고 싶어서 실제 LP와 같은 사이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해 책을 꺼내는 패키지 등으로 발전했다가 현실적으로 책은 책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 박윤정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그림과 함께 수록작에 얽힌 사연이 있다.

 

 

#3. 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이유

첫째, 표절작가이다.
박민규 작가가 두터운 팬층을 거느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분명 개인 커리어에는 '표절'이라는 오점이 남아 있다.

한 권이면 작가의 실수라고 볼 수 있겠지만,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과 『낮잠』 두 권이 표절 논란이 있다. 이젬에 대해서 생각하고 박민규 작가의 작품을 소비했으면 좋겠다.

 

둘째, 탄탄한 소설 구조를 좋아하는 분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더블』 Side A에는 총 9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다. 내가 읽은 세 편의 단편은 모두 재미있었지만, 단편소설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아무래도 결말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는데, 탄탄한 소설 구조를 좋아하는 분에게는 다소 아쉬운 플롯 구성이다.

 

셋째, 작품 간 퀄리티 편차가 크다. 수록된 모든 단편을 읽을 필요는 없다.

내가 읽은 세 편, 『누런 강 배 한 척』, 『굿바이 제플린』, 『굿모닝 존 웨인』의 편차가 너무 크다.

우리는 보통 여러 단편이 담겨있는 소설집을 구매하면 모든 것을 읽어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4. 연관검색어

세계 최대 해운회사 머스크(Maersk)

덴마크 기업으로, 전 세계 해운업의 17%를 차지하고 있다. 머스크의 1년 선복량만 하더라도 410만 TEU로 엄청나다.

해운업 2위인 스위스의 MSC와 2M이라는 해운동맹을 결성,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2010년 경제위기 때 해운업수주가 감소했는데, 어려운 상황에서도 치킨게임에서 승리할 만큼 충분한 Capa를 가지고 있는 회사이다. 참고로 한국의 현대상선(HMM)은 3% 비중을 차지하는데, 그 규모가 5배 이상이라 할 수 있다. 요즘 해운업이 활황이라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5. 이야깃거리

<누런 강 배 한 척>

작가가 자신의 아버지를 위해 쓴 소설. 주인공인 ‘나’는 치매 걸린 아내와 성공하지 못한 자식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어느 중년 남자. 주인공은 이십 구년을 인주물산이라는 중소기업에 헌신한 후, 정년 퇴직을 했음.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사업에 실패한 아들의 빚을 갚아주지만, 이것을 당연하다는 듯이 느끼는 아들에게 서운함을 느끼고, 대학 시간 강사인 딸 역시 교수직을 위해 남자에게 큰 돈을 요구. 결국은 자식들에게 집까지 팔아 다 내주고 남은 돈으로 아내와 함께 수면제를 동반 자살여행을 떠남.

 

이번 읽은 세 편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소설이다. 작품에 유동 쉼표(,)가 많은데 책을 읽을 때는 이것을 느끼지 못했다. 쉼표를 많이 사용함으로서 주인공이 담담하게 내용을 전개하는 모습을 잘 나타낸 것 같다. 아버지로서, 한 아내의 남편으로서, 회사를 퇴직한 중년의 모습을 보면서 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 가정은 아직 '은퇴'를 하지 않았는데, 과연 그 시기가 다가오면 자식으로서 나는 어떻게 부모님을 대해야할까?

 

작품에서 건강검진을 받았는데 너무 건강하다는 결과를 받았다. '무병장수'가 분명 좋은 의미이지만, 의학 기술이 발달한 현재, 과연 몇 살까지 사는게 행복한 것일까? 삼식이처럼 나중에는 노동효용은 없는데 밥만 축내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란 걱정이 든다. 그러기 위해선 지금부터 경제적 자유를 위해 힘써야겠다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된다.

 

작품 마지막에선 안마를 받고 생각이 달라지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마무리된다. 자살을 결심하나 나는 다시 새로운 삶을 위해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고 느꼈다. 결혼식을 마친 자동차가 삼배를 하고 호텔을 떠나는데, '삼배'는 스승을 향한 절로, "스승을 향한 삼배에는 그러한 지혜를 갖고자 하는 자기 영혼의 열망이 담겨있다"라는 의미를 찾았다. 또한, 마지막 남아있는 한 캔의 맥주를 통해 그가 인생을 더 즐길 것임을 유추할 수 있었다.

 

<굿 바이, 제플린>

'나(김실장, 김동민)'는 지방의 작은 이벤트사에서 일하고 있음. 직원이래야 사장까지 포함해서 다섯 명이 전부. 사람 좋고 야심있는 천사장. 미국에서 오퍼상을 하다 말아먹고 귀국했다는 제이슨. 약간 징그러운 여직원 정혜. 그리고 '나'와 비밀리에 동거 중인 미려. 오늘 우리는 이 지방 유지이자 주거래 고객인 회장님이 신장개업한 드림마트 홍보를 위해 일하던 중, 드림마트 인근에 할인매장이 들어설지도 모른다는 소문에 애가 달은 회장님이 비행선을 띄우자는 제안을 함. 우여곡절 끝에 대여한 비행선 제플린이 행사일에 앞서 점검해보던 날, 그만 날아가버리고, 그 제플린을 자동차로 추격하는 여정을 그림.

 

제플린은 꿈. 드림. 성공으로 가는 길을 의미한다. 그러한 제플린이 떠나면서 쫓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는데, 결국 나의 꿈이 멀어지고, 추락하는 모습을 그리는 리얼리즘이 잘 나타나는 작품이다. 작가의 기교가 잘 나타났다. 내가 동민이었으면 제플린을 따라갔겠지만, 현실적으로 나의 성격을 대입해볼 때 하루 정도만 따라갈 뿐 곧 포기할 것 같다. 내가 끈기가 있는 성격도 아니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에 대해선 과감하게 포기하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에 할머니는 다시 사라졌는데, 할머니가 탈출한 양로원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 아닌, 본인의 꿈을 찾아 떠났다고 유추했다. 추락한 제플린을 따라 양로원에 도착했지만 할머니의 꿈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6. 인상 깊은 문장   

p. 92. <굿바이 제플린> 비행선의 뒤를 쫓아본 인간은 안다. 하늘의 길과 땅의 길이 얼마나 다른 것인가를.

 

어렸을 때 조회시간에 하늘을 바라보며 사라지는 비행기를 쫓던 시절이 생각났다.

 


#6. 한줄평

토막토막 오가며 읽기 좋은 소설
☆☆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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