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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독서

#1.나의 엄마, 누이의 삶을 그린 <82년생 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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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년생 김지영>

82년생 김지영
국내도서
저자 : 조남주
출판 : 민음사 2016.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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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조남주

독서기간: 2017.12.07 ~ 2017.12.11


읽기 전에

<82년생 김지영>을 읽고 싶었지만, 평소 서점에서 구매하기보다는 중고서점, 집 근처 도서관을 애용하는 나로서는 한 6개월은 지나야 읽을 수 있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2018년 계획을 세울 때에도 내년에 읽을 도서로 점 찍어 놓은 상태였다.

지난 11월. 알라딘의 이벤트에 당첨되어 이 책을 읽게 되었다. <82년생 김지영>을 읽기 전, <맨박스>를 읽은 터라 사회에서의 남녀차별, 페미니스트적 관점에 대해 깊은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다. 남자로서 태어나 당연하다고 생각한 작은 부분에서 차별적인 요소가 존재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여성의 관점에서 한 번 생각해보자란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이 책을 받았다.

사실 책을 읽기 전에 이 책의 작가가 ‘김지영’인 줄 알았고, 자신의 이야기를 글로 써내려간 수필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떡 하니 표지에 ‘조남주 장편소설’이라 적혀있어서 적잖이 당황하면서도 부끄러웠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 시대를 살아가는 보편적인 여성들의 모습이라고 말하는데, <맨박스>는 남자의 관점에서 남녀차별을 바라봤다면 <82년생 김지영>은 여성의 관점에서 생각하게 만들어 기대했다.

줄거리

‘김지영’이란 인물이 태어났을 때부터 어린시절, 학창시절, 대학생, 회사생활, 결혼생활이 진행되면서 여성으로서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사회에서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행동 중에는 ‘당연시 여기는’ 한국사회의 남녀차별의 실태를 보여준다.

나의 생각

[나의 엄마, 누나가 살아온 모습을 알 수 있는 책]

82년생 김지영씨. 내 주변의 82년생이 누가 있을까? 생각해 보았는데, 10살 정도 차이나는 친척,회사 대리님 정도가 생각났다. 그 정도 나이차이가 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어느정도의 세대차이(예를 들면, ‘너 HOT 노래 정확히 기억나?’ 등)가 난다고 생각해서 책을 이해하는 데 어느정도 시대를 감안하고 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김지영’은 80년대에 태어난 인물이라 생각할 필요없이 나의 엄마이고 나의 누나가 살아왔던, 앞으로 살아갈 모습을 보여주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 때부터 ‘딸’이란 이유로 아버지로부터 차별을 받고, 자라오면서 ‘여성’이란 이유만으로 취업, 육아 등에서 남성보다 더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한다. 얼마 전, 누나와 취업에 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누나 : ‘너는 나보다 더 많이 돈을 벌잖아.’

  나 : 누나가 일하는 업종 자체가 연봉이 적은 곳이잖아

  누나 : 나라고 너가 다니는 곳을 지원하지 않았겠니? 심지어 면접가서도 내가 잘 본 것 같았는데, 계속 떨어지다 보니 여기 다니는 거잖아.

  나 : 그게 왜 나의 잘못이야? 나도 면접보러 갈 때마다 남녀차별이 심하다고는 느껴.

  누나 : 그렇게 생각한다면 어떻게 바꿔나가야할 지 생각해봐야 옳은거 아냐?

  나 : 내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잖니

     이렇게 싸우다 끝났다.


싸우고 나면서도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힘든 것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았다.벨기에 교환학생 기간에서 만난 친구들의 국가에서는 남여차별이 한국보다 심하지 않고, 동등한 기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제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었다. 그렇지만, 21세기의 한국은 지난 10년, 20년, 5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제자리 걸음이라 느꼈다. 오랫동안 우리 사회에 영향을 끼쳤던 ‘유교’ 때문에 그런 것일까? 온전히 이 이유만으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는 못한다.

현재 사회에 뿌리내린, 남여차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우리가, 특히 남성이 나설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 이 책을 읽기 전, 토니 포터의 <맨 박스>를 읽었다. 그 책에서는 단순히 남여차별적 행동을 하는 남자를 무시하고 여성을 지지하는 것은 암묵적 동의와 같다고 표현한다. 단순히 '저 사람은 잘못된 행동을 하고있어. 그렇지만 나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나는 좋은 사람이야.'라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당신의 행동은 ~한 이유에서 차별적 요소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한 방향으로 개선한다면 더 좋은 삶을 우리 자녀들에게 줄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소리내야 한다고 말한다. 나 역시 책을 읽고 나서, 나도 그저 암묵적 동의만 하는 한 남성이구나.라 느꼈다. 작은 상황에서부터 차별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의견을 제시한다면, 우리사회가 평등한 사회로 가는 데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을 읽은 분들도 주변에 남여차별이 일어나는 상황에서 목소리를 내 준다면, 그것 만으로도 이 포스팅의 의미가 배 이상으로 가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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