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맛집ㅣ명란/모츠나베] 낮엔 일본정식, 저녁엔 이자카야 <야마야> 후기
오랜만에 IFC몰에서 근무하는 친구를 만나러 여의도에 갔다. 수원에서 일을 하고 있는지라, 점심시간에 다른 친구의 직장을 방문하는 일은 자주 있지 않은데, 친구가 워낙 바쁘기도 했고 친구의 얼굴을 보고 잠시나마 이야기를 나누는 게 더 중요한 일이기에 맘 편하게 방문하기로 했다.
우리는 점심시간에 보기로 했는데, 친구가 점심 메뉴는 자신이 고르겠다며 나에게 3군데를 추천해줬다.
1) 야마야 : 명란과 모츠나베로 유명한 곳으로, 특히 점심특선 메뉴가 인기도 많고 가성비도 좋음
2) 오복수산 : 카이센동 등 신선한 해산물을 가성비 있게 즐길 수 있음
3) 브루클린 더 버거 조인트 : 수제버거 전문점. 다른 곳보다 맛이 괜찮다고 함
나는 점심부터 회를 먹기는 부담스럽고, 햄버거는 그다지 끌리지 않아서 ‘야마야’에서 점심을 먹자고 했다.
위치
야마야는 여의도역 3번출구로 나와서 ‘너구리 골목’ 사이에 위치해 있다. 나는 이 시간대에 처음 여의도를 방문해서, 양복쟁이(...)들과 말끔히 차려입은 사람들을 보면서 ‘아, 이게 내가 꿈꿔왔던 직장생활인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3번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에 흡연하고 있는 무리를 쉽게 볼 수 있다. 원래는 ‘너구리 골목’이라고 해서 증권가 앞 골목에서 흡연으로 인한 연기가 자욱해 이런 별명이 붙었는데, 2020년 1월부터 금연거리로 지정되면서 다들 역 앞 흡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운다고 한다.
여하튼, 너구리 골목(역에서 IFC몰 쪽으로 한 블록 이동하면 된다)으로 들어가면, 2층에 위치한 ‘야마야’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배달도 가능하다고 한다.
- <야마야> 주소 :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 66 KTB투자증권 별관 2층
*런치시간 : 11:00~14:30
메뉴 및 가격
점심특선이 그렇게 최고라는데, 메뉴는 크게 6가지가 있다.
1) 모츠나베 정식
2) 명란풍미 닭튀김 정식
3) 돼지고기 생강구이 정식
4) 소대창 된장소스볶음 정식
5) 하카타 가메니 정식
6) 오늘의 생선구이 정식
그리고, 명란과 갓절임이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명란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니!)
캠핑 가서 명란을 구워 마요네즈에 찍어먹으면서 명란의 맛을 알게 된 이후에는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귀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곳에서 명란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 :)
친구는 ‘소대창 된장소스볶음 정식’을, 나는 처음인지라 이곳의 대표 메뉴인 ‘모츠나베 정식’을 주문했다.
원래 모츠나베 정식은 점심특선메뉴에 따로 있지 않았는데, 손님들이 점심에도 해당 메뉴를 많이 찾게 되어 메뉴가 추가되었다고 한다.
메뉴를 기다리면서, 기본으로 세팅되어 있는 명란젓과 갓절임을 먹어보기로 한다.
명란젓은 생각보다 간이 덜 되어 있었다.(그래도 명란젓만 먹게되면 굉장히 짜다...)
갓절임은 이곳에서 처음 먹어봤는데, 생각보다 별 맛이 나지 않았다. 맛이 없다는 게 아니라, 나에게 있어선 중국집에서 먹는 양파, 치킨과 함께 먹는 치킨무라고 해야 할까? 맛있어서 먹기보다는 소화를 위해, 함께 먹는 음식과 조화를 위해 먹는 맛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맛은 모르겠는데, 계속 다른 반찬들과 함께 입으로 들어가게 되더라...
드디어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먼저 친구가 주문한 ‘소대창 된장소스 볶음 정식’.
이 메뉴는 110g과 220g으로 양에 따라 주문할 수 있는데, 친구는 220g으로 주문했다. 정식으로 주문하면 밥, 연근, 된장국이 함께 나온다. 곱창/대창/막창을 먹지만 굳이 찾아서 먹지 않는 메뉴이기 때문에, 보통 곱창집에서 전골 형식으로만 먹어서, 이번 소대창 볶음은 처음이었다. 무슨 맛일지 궁금했는데, 그냥 대창을 볶은 맛이었다. 인기 메뉴라고 하는데, 나에게 있어선 무난무난 했다고 해야 하나? 솔직한 말로, 먹으면 살이 많이 찔 것 같다는 생각이 컸다.
내가 주문한 ‘모츠나베 정식’
이 메뉴 역시 모츠나베와 밥, 연근과 치킨튀김 및 샐러드가 나왔다.
사실 모츠나베만 관심 갖고 이 메뉴를 주문했는데, 가라아게도 나와서 괜스레 좋았다. 가라아게는 정말 부드러웠는데, 무엇보다 샐러드 소스가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상큼해서 마음에 들었다. (원래 명란풍미 닭튀김 정식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닭튀김을 맛보기로만 즐기고 싶은 분이라면, 오히려 2가지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모츠나베 정식이 너 나은 것 같다.)
모츠나베. 생각보다 양이 많았다.
모츠나베 안에는 양파, 생강, 대창, 부추 등 다양한 채소가 들어가 있었으며, 국물도 진했다. 점심으로 일식은 가끔씩 먹어도 모츠나베를 먹는 일은 없는데, 메뉴 선정에 실패하지 않는 느낌이었다. 메뉴에 들어간 생강(?)은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는데, 특이한 식감이라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자칫하면 느끼할 수 있는 모츠나베의 향을 이게 잡아준다.
후기 및 평점
아무래도 여의도 증권가 중심지에 위치해있다 보니, 손님도 많고 자칫하면 웨이팅이 긴 곳이기도 하다. 무한리필 명란과 갓절임은 이곳의 전매특허라고 할 수 있겠지만, 맛있긴 한데 가격을 생각하면 더 좋은 곳도 많지 않을까? 란 생각이 앞선다. (내가 서울 물가를 잘 모르는건가...)
보통 일식을 먹을 때는 적당히 배부르면서도 안 부른, 먹고 나서도 배가 깔끔하다는 기분이 드는 걸 선호하는데, 이곳에서 먹고 난 후에는 ‘배부르게 잘 먹었다’라고 느꼈다. 모츠나베 정식은 생각보다 양이 많다.
맛은 있었지만, 점심특선이라고 부를 만큼의 가격은 아닌 것 같아서 3.5점을 주고 싶다.
3.5/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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