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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고유정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 정유정『완전한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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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고유정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 정유정 『완전한 행복』 

#1. 작가 소개

정유정

 - 1966년 생

 - 문예창작을 전공하지 않고 간호사,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심사직 등의 경력을 가지고 있음.

 - 대학시절, 국문과 친구들의 소설 숙제를 대신 써주며 창작에 대한 갈증을 달랬다고 함

 - 세계일보 주최 제 1회 세계청소년 문학상 『내 인생의 스프링캠프』로 등단

 - 주요 대표작 : 『내 심장을 쏴라』, 『7년의 밤』, 『28』, 『종의 기원』

 - '페이지 터너'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음

 

 

#2. 책 소개

『완전한 행복』 

 - 21년 6월 8일 출간

 - 작가의 말, '고유정이 이야기를 태동시킨 배아이긴 하나, 그 밖의 요소는 소설적 허구'라고 밝힘

 - 작가 인터뷰 中 "“행복은 인생에서 얻어지는 성과물 같은 거라고 생각해요. 자기불행과 결핍, 불운도 내 삶의 요소라는 걸 받아들여야만 행복의 의미를 알 수 있는 것 같아요. 자기한테 결핍돼 있는 것과 불운한 것, 불행한 것들을 거부하고 ‘이건 내 인생의 요소가 아니야’라고 하면서 행복만을 추구했을 때 과연 완전한 행복이 얻어질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 ‘완전한 행복’이에요.”

 - 뼛속까지 나르시시스트이자 싸이코패스 주인공 유나가 ‘완전한 행복’을 추구하며 저지르는 악에 관한 이야기. 유나는 완전한 행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 그녀를 둘러싼 딸 지유, 남편 등 가족의 삶까지 파멸에 이르게 되는 내용

 

 

#3.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첫째, 몰입도 최고, 인간의 심리를 정말 잘 표현한 소설

단언컨데 올해 읽었던 책 중 가장 몰입 하면서 읽은 소설이다. 인물은 주인공 신유나를 제외한 지유(유나의 딸), 재인(유나의 언니), 준영(유나의 전남편), 은호(유나의 현남편) 등의 시점에서 그려나가는데, 각 인물 모두에게 집중하며 소설을 읽었다. 독자로 하여금 작중 인물에 감정이입 하게 만드는 것이야말로 정유정 작가의 힘이 아닐까? 

 

둘째, 사회적 이슈를 그리고 있는 소설로, '잊혀지지 않을 권리'가 있는 소설

'고유정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로 우리 사회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범죄를 리마인드하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소설이다.

 

셋째, 실제 내가 알고 있는 정보와 소설의 내용과 비교해보며 읽는 재미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유정 사건'과 『완전한 행복』에서의 신유나의 행동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으면서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무엇보다 『완전한 행복』은 스릴러 작품으로 재밌다.

 

 

#4. 간단한 줄거리

1부. <그녀의 오리들>

# 주인공 신유나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들 입장에서 내용이 전개.

1부를 시작하는 인물은 유나의 딸 지유. 지유는 유나의 전남편 서준영의 사이에서 나온 아이다. 지유와 유나는 엄마의 시골 습지 근처에 있는 집에 머물고 있다. 이 집은 유나의 엄마가 아프면서 유나와 유나의 언니 재인을 함께 키울 수 없다고 판단한 아빠가 할머니와 할아버지에게 유나를 맡긴 곳이다. 이때부터 유나의 행복이 깨지게 되고, 이 모든 것은 재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유나는 재인을 미워하고 부모에게 사랑을 갈구하는데, 성인이 된 유나 주변에 점점 사건들이 발생한다. 유나와 만난 남자들(남자친구 1, 2, 아버지)은 모두 사망하게 된다. 아버지가 사망하던 때, 유나는 러시아에 있었는데, 그곳에서 현재의 남편 차은호를 만나 유나와 두 번째 결혼을 하게 된다. 은호에게도 전 부인 사이에서 출생한 노아가 있어 유나가 생각하는 '행복'에 차질이 있다. 이와중에 지유의 친아빠인 서준영이 사망하게 된다.

 

2부. <그녀는 누구일까>

# 차은호의 아들 노아가 집에서 잠을 자다 사망하게 된다. 노아에겐 천식이 있었는데, 사인은 차은호랑 같이 자다가 질식사하였다. 은호의 잘못으로 노아가 죽은 것이라는 경찰의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잠자리가 예민해 노아를 본인이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수면클리닉에 방문하게 되는데, 그런 은호를 유나는 의심하게 된다. 은호는 노아의 죽음에 대해 실마리를 풀면서 유나가 가족 모두에게 수면제를 먹여 정신이 없게 만들었다는 정황을 파악하게 된고, 유나의 핸드폰을 몰래 열어 증거를 확보하게 된다. 그 안에서 자신과 노아가 잠들어 있는 사진을 발견하게 된다. 노아의 사망에 충격을 받은 지유는 유나의 언니, 재인과 함께 지내고 있었는데, 유나가 지유를 다시 데려갔다. 이와 중에 재인은 서준영 실종사건과 관련하여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

 

3부. <완전한 행복>

# 아버지의 죽음, 서준영의 실종, 노아의 죽음 모든 의심스러운 정황이 유나에게 맞춰지는 가운데, 재인은 유나의 시골집에 몰래 침투한다. 하지만, 그 곳에서 유나를 만나 갇히게 된다. 차은호 역시 유나, 지유와 함께 시골집으로 여행을 떠나게 되는데, 마지막 식사 후 땅콩버터를 먹고 기절해서 반달늪으로 가게 된다. 재인이 갇힌 것을 알게 된 지유는 재인을 구출하게 되고, 차은호는 서준영의 동생 서민영에게 떡밥을 뿌려놓아 경찰 출동하게 된다. 쫒기는 신세가 된 유나는 결국 계곡 아래로 투신하게 된다.

 

#5. 어떻게 읽었나

매우 유명한 작가이지만, 『완전한 행복』이라는 소설로 정유정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다. 『7년의 밤』, 『종의 기원』은 분명 서점을 오고가며 접한 소설인데 정작 읽어보지는 않았었는데... 『완전한 행복』을 읽으면서 작가의 매력에 빠졌다. 정말 인물의 감정묘사를 이렇게 잘하는 작가가 있었나 싶다. 500페이지가 넘는 소설을 읽는 내내 인물에 빠져 책장을 넘겼다. 감정이입을 많이 했는데, 그만큼 피로도도 강했고, 여운도 강했다. 이 책을 읽으려는 분들은 긴 호흡을 갖고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책 자체가 워낙 좋아서 영화화해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영화화한다면 '서유나' 역으로는 드라마 <시그널>에서 간호사 역을 맡았던 배우 '오연아'님이 캐스팅되면 정말 잘 어울릴거란 생각이 들었다.

 

 

신작인지라 도서관은 이미 예약으로 가득차 있을만큼 요즘 핫한 소설인데, 이 소설이 왜 핫한지 알 수 있었다. 블로그를 쓰기 위해 고유정 사건에 대해 찾아보니 2019년에 벌어진 일이다. 포스팅을 하고 있는 지금은 2021년인데 벌써 이 사건이 2년이나 흘렀다는 점에서 놀랐다. 분명 작년 즈음에 발생한 일인 것 같은데 2년이나 지났다니... 

 

앞서 '잊혀지지 않을 권리'에 대해서 말했었는데, 과연 고유정은 『완전한 행복』을 읽고 무슨 생각을 할 지도 궁금하다. 개인적으로도 아무리 모티브로 한다고 하더라도 이슈가 분명히 있을 것 같은데 소설로 써도 되는 지 문득 궁금해졌다. 

 

 

#6. 인상 깊은 문장

p. 437 타인의 행동을 이해한다는 건 행동의 의미를 스스로 설명해내는 일이다.

최근 타인의 행동에 대해서 이해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단순히 나와는 가치관이 다른 사람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때 친구가 나한테 한 말과 행동들을 몇 번이고 되돌아 보았을 때 분명 나의 행동거지에도 바꾸어야할 부분이 있다고 깨닫게 되었다. 나와 다르다고 인정하는 것도 필요하고, 타인의 말을 곱씹으면서 나를 더 이해하고 좋은 방향으로 개선해가는 것도 내면이 성장하는 데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p 112. "행복은 뺄셈이야. 완전해질 때까지, 불해의 가능성을 없애가는 거."
p 115. 인간은 자신의 믿음에 따른 우주를 가진다. 결함도 결핌도 없는 완전성이 아내의 우주였다. 행복은 가족의 무결로부터 출발한다고 믿고 있었다. 이 믿음은 신앙에 가까웠다. 타협이 있을 리 없었다.
p 195. 안다는 건 모르는 상태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의미했다. 그중 어떤 유의 '앎'은 '감당'과 동의어였다.
p 411. "뭔가를 선택할 땐, 가장 소중한 게 뭔지를 생각하면 돼."
p 473. 지유는 얼굴이 달아오르는 걸 느꼈다. 말하기가 부끄러웠다. 그것이 부끄러운 행동이라는 걸 알기 때문이었다. 부끄러운 행동을 부끄러움 없이 말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7. 한 줄 평

소설을 통해 깊어지는 나의 감정

★★★★☆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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