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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독서

[책리뷰] 6.25 직후 성장기의 여성을 그린 소설 , 오정희『중국인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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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직후 성장기의 여성을 그린 소설 , 오정희 『중국인 거리』

 

#1. 작가 소개

오정희 (1947년~)

 - 196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며 등단

 -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등 여러 상 수상. 특히 2003년 <새>로 독일 리베라투르상을 수상했는데, 해외에서 최초로 한국인이 문학상을 받은 사례로 기록

 - 초고를 완성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녹음기에 녹음해 다시 재생해 듣고 문장을 수정하는 버릇이 있음

 - 굴곡이 많은 근현대사 속 한국 여성의 실제 삶과 느낌을 가감 없이 그려낸 작가

 - 주요 작품 : <저녁의 게임>, <금시조>, <새> 등

 

 

#2. 책 소개

『중국인 거리』

 - 1979년 <문학과 지성>에 발표된 단편 소설 (42살)

 - 2004년 수능 언어영역 지문으로 출제

 - 6.25 직후 폐허가 된 중국인 거리에서 겪는 주인공의 ‘나’를 통해 그 시절의 피폐함과 여성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3.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첫째, 예스러움, 클래식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소설이다.

6.25 전쟁 직후의 인천 차이나타운의 모습을 그린 소설로, 발간한 지도 40년이 넘었다. 40년의 세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둘째, 작가의 문체가 뛰어나서 더욱 재밌다.

이렇게 생생하게 묘사하는 작가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중국인 거리』를 읽을 때 그 시절이 생생하게 눈 앞에 그려진다.

 

셋째, 어휘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소설이다.

책을 읽다 보면, 수많은 각주가 달려있는게 눈에 띤다. 책을 읽을 때는 어휘력이 부족해서 한 번에 내용 이해가 안될 수는 있으나, 한 번 더 주의 깊게 단어를 보게되면 어느 순간 어휘력이 향상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4. 간단한 줄거리

- 6.25 전쟁 직후 시골을 떠나 해안촌 근처 중국인 거리로 이사를 하게 된 주인공 ‘나’. 그곳에서 성장기를 보낸다.

 주인공 주변 인물을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 할머니 : 결혼하자마자 남편이 여동생과 바람이 나서 임신을 하지 못한다. 주인공 가족과 함께 살지만, 중풍에 걸려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두 계절이 지나기 전에 세상을 떠난다.

 · 치옥이 : 주인공의 단짝으로, 치옥이의 아버지는 다친 후 계모와 함께 치옥이를 버리고 차이나타운을 떠난다.

 · 매기언니 : 치옥이와 같은 건물에 살던 이웃으로, 매춘부이다. 같이 살던 흑인 미군에게 살해당한다.

 · 제니 : 매기언니의 딸로, 아버지는 백인 미군이다. 매기언니가 죽게 되어 고아원으로 가게 될 처지에 놓인다.

 · 어머니 : 6.25 직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여덟째까지 출산을 하는 상황에 놓인다.

소설은 엄마의 출산과 주인공 '나'가 초경이 시작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5. 어떻게 읽었나

유독 각주가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영어가 거의 없는 소설을 읽었다고 느꼈다. 소설에 쓰인 단어도 평소에 접하지 않은 단어들이 많아서 오정희 작가님이 『중국인 거리』를 집필했을 때는 이런 단어들을 많이 사용했구나... 라고 공부하며 읽었다.

 

6.25를 직접 겪어보지 않아서 그 당시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이 되지 않지만, 책을 통해 간접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자산이라 생각한다. 마치 내가 D.P.를 보고, 나의 군생활을 떠올리며 더욱 공감하는 것과 비슷한 감정일까? 인터넷에 6.25 전쟁 컬러 사진이라고 돌아다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런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지금 내가 편하게 사는 거라 생각한다.

 

 

책을 읽고 난 후 『중국인 거리』에 대해 조사했는데, 등장인물이며 하고있는 이야기가 '한국 여성의 삶과 이야기'였다. 내가 쉽게 읽히지 않았다고 느낀 이유 중 하나가 젠더 감수성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내가 여성이었다면 이 책에 좀 더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을까? 1970년대 당시, 이런 내용의 소설을 쓴 오정희 작가님이 더욱 대단하고 시대를 앞선 작가라고 생각한다.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준 소설이었다.

 

 

#6. 인상 깊은 문장

난 양갈보가 될거야.

 

초등학생 치옥이가 본인의 장래희망을 말하는 부분이다.

매기언니가 좋은 물건을 쓰는 것을 보고, 본인도 양갈보(매춘부)가 되어서 좋은 물건을 쓰고 싶다는 천진난만한 생각으로 말한 것이지만, 그만큼 그때의 상황이 힘들었음을 아이를 통해 전달하려는 것 같아서 인상적이었다.

 

 

#7. 한 줄 평

온고지신의 정수

★★★☆☆ (3.5/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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