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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내 외계인 남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정세랑 『지구에서 한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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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내 외계인 남자친구를 소개합니다!, 정세랑 『지구에서 한아뿐』

 

#1. 작가소개

정세랑 (1984~)

- 민음사, 문학동네에서 편집자로 일을 하다 글을 쓰기 시작, 2010년 덧니가 보고싶어로 등단

- 작가의 인터뷰 : 오타쿠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오타쿠들의 여왕이 되고 싶다.

- 주요 작품 : 『지구에서 한아뿐』, 보건교사 안은영』, 피프티 피플』,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 등

 

 

#2. 책 소개

『지구에서 한아뿐』

- 2012년 6월에 첫 출간된 정세랑의 두 번째 장편소설

- 2019년 7월 재출간 되었는데, 구판과 개정판의 출판사가 다르다.

- 친환경 SF 러브 로망 장르 (내 남친은 OOO 장르)

- 외계인 남자친구를 사귀는 주인공 한아 이야기

 

 

#3. 이 책을 읽어야하는 이유

첫째, 가볍게 읽기 좋은 소설이다.

정세랑 작가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하는 부분이다. 어려운 표현 하나 들어있지 않고, 인물들의 감정표현도 잘 묘사되었고, 킬링타임으로 읽기 좋은 소설이다. 책읽기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둘째, 정세랑 작가의 팬이라면 읽어야하는 책이다.

2012년에 출간된 그의 두번째 소설. 초창기 그녀의 글은 어떤지 궁금하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정세랑 작가 역시 '작가의 말'에서 "스물여섯에 쓴 소설을 서른여섯 살에 다시 한 번 고치게 되는 것은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라 말한다.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다면 책을 읽어보길 바란다.

 

셋째, 연인관계를 되돌아 보고 싶다면, 읽으면 좋은 책이다.

궁극적으로 외계인과 사귀는 한아지만, 실제 인간인 경민과의 관계를 보며, 연인관계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기에 좋은 책이라 생각한다. 사람마다 어떤 물음과 어떤 대답이 나올 지는 모르겠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흥미진진한 물음이다.

 

 

#4. 간단한 줄거리

지구를 사랑하는 의류 리폼 디자이너 한아. 그리고 한아에게 무뚝뚝한 남자친구 경민. 경민은 별을 보기 위해 캐나다로 떠났는데 연락이 되지 않는다. 며칠이 지난 끝에 한국에 돌아와서 경민은 한아에게 갑자기 프러포즈를 하려 한다. 알고 보니, 캐나다에서 외계인과 모종의 거래로 진짜 경민은 우주로 떠나고 경민의 신체에 외계인이 들어왔다.

 

신체의 40%가 광물로 이루어져 있는 외계인은 우주에서 망원경으로 한아를 보면서 첫눈에 반해 한아를 찾아오게 된다. 낯선 외계인이 프러포즈를 하는데, 외계인의 진심을 알게 되어 서로 좋아하게 되며 추억을 쌓는다.

 

몇 십 년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둘 사이에 우주여행을 떠난 진짜 경민이 돌아온다. 엄청 늙은 모습으로 돌아온 진짜 경민. 한아는 그를 ‘엑스’라 부른다. 외계인 경민은 한아가 죽음을 앞둔 엑스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잠시 한국을 떠난다. 결국 엑스는 죽게 되는데, 시체는 경민이 만든 우주선을 타고 떠난다.

 

2085년. 한아는 외계인 경민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5. 어떻게 읽었나

집에 있는 정세랑 작가의 책이라 가볍게 읽기 위해 골랐다. 제목부터 『지구에서 한아뿐』이라... 언어유희적 표현을 넣으면서 이거 킬링타임용이겠구나... 생각했는데 SF적 요소가 들어가 있어서 신선했다. SF문학이지만, 과학지식이 하나도 없어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주인공의 남자친구가 외계인이라는 설정은 뻔할 수 있는데, 잘 그려냈다고 해야할까? 결말을 생각하면, 결국 사람보다 외계인이 더 감정을 이해하는 존재로 그려냈는데, 감정표현이 서투른 내 자신을 ‘엑스’에 빗대어 생각하면서 반성했다.

 

이 책의 묘미는 우주로 떠난 인간, 경민(엑스)가 돌아오는 장면이다. 우주여행을 하면서 스스로 한아에 대한 사랑을 깨닫지만, 아직도 자기중심적인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 경민의 모습을 보며 한아가 생각하는 장면은, 살아가는 연인 관계를 되돌아보게 하는 하나의 장면이지 싶다.

 

『보건교사 안은영』이 내가 읽은 정세랑 작가의 첫 작품인데, 이후에 읽은 피프티피플이나 에세이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를 읽으며 작가의 팬이 되었다. 지구에서 한아뿐은 정세랑 작가에 대한 나의 팬심의 방점을 찍는 소설이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새로운 책이 발간되면, 어떠한 평가와 상관없이 팬심으로 책을 읽는 그런 작가가 되었다.

 

 

#6. 인상 깊은 문장

118p. “백날을 생각해봤자 답은 똑같을걸요. 어떤 특별한 사람은 행성 하나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때가 있어요. 그걸 이해하는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저한텐 엄청 분명한 문제예요. 난 따라갈 거야, 내 아티스트”
146p. 한아는 떠나버린 예전의 경민에 대한 원망을 어느 정도 버릴 수 있었다. 나 때문이 아니었어. 날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던 거야. 다만 오로지 그 사랑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었던 거지. 질량과 질감이 다른 다양한 관계들을 혼자 다 대신할 수는 없었어. 역부족도 그런 역부족이 없었던 거야.
196p. “얼마 남지 않았을 거야. 그냥 곁에 있어줘. 너밖에 할 수 없는 일이야. 널 위해서 돌아왔는걸. 그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먼길이었을 거야. 내가 온 길보다도 먼길이야.”
200p. 지금이 아닌 과거를 향한 미소라도 붙잡으려는 엑스의 노력은 가상한 데가 있었다.

 

 

#7. 한 줄 평

한번쯤은 외계인과 사랑해도 괜찮을 것 같아.

3.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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