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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독서

[책리뷰] 평범한 우리의 특별한 사랑, 샐리 루니『노멀 피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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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평범한 우리의 특별한 사랑, 샐리 루니『노멀 피플』

 

#1. 작가 소개

샐리 루니 (1991~)

 - 아일랜드 메이요주 출신, 더블린 트리니티 컬리지에서 영문학 전

 - 15살에 첫 소설을 완성, 27세에 세계적 문학상인 맨부커상 후보에 오르고, 

   '스냅챗 세대의 샐린저', '프레카리아트의 제인 오스틴', '더블링의 프랑수아즈 사강' 등으로 극찬을 받는 신예 소설가

 - 주요 작품 : 『친구들과의 대화』, 『미스터 셀러리』, 『노멀 피플』

 

#2. 책 소개

『노멀 피플』

 - 샐리 루니의 두 번째 장편 소설, 맨부커상 후보에 오른 작품, 전 세계에서 100만 부 이상 판매됨

 - 2020년 4월, BBC에서 드라마로 제작, 방영

 - 여자 주인공 메리앤과 남자 주인공 코넬 월드론이 성장하며 겪는 갈등과 불안, 사랑에 관한 이야기

 

#3.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

첫째, 한국인의 정서와는 다소 맞지 않는, 다분히 유럽 사람들의 청소년 소설이다.

성관계 장면이 이렇게 자주 나오는 소설은 처음이다. 정말 시도때도 없이 한다. 과한 노출 장면은 독자로 하여금 거부감을 들게하는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둘째, 번역이 깔끔하지 않은 소설이다.

Secondary School을 중등학교로, He와 She를 그와 그녀로 직역해서 문장을 번역했다. 번역 소설 중에 이렇게 번역이 아쉬웠던 소설이 있을까 손꼽을 정도로 어설픈 번역이 책의 몰입도를 방해한다.

 

셋째, 밀레니얼 세대가 맞닥뜨린 내면을 잘 그려냈다고 하기엔 아쉬운 소설이다.

출판사의 셀링 포인트로 띠지에는 '밀레니얼 세대의 사랑 이야기'란 말이 적혀 있다. 밀레니얼 세대로서 세대를 구분짓는 것 자체도 굉장히 싫을 뿐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 자체가 개개인별로 느끼는 것이 다르고 다양하다고 생각하는데 획일적으로 판단하는 출판사의 홍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책 내용도 한국인이 느끼는 보편적 사랑의 정서와는 다소 거리감 있는 소설이다.

 

 

#4. 간단한 줄거리

책은 2011년 1월에 시작, 마지막엔 2015년 2월로 시간 순으로 내용이 전개된다. 아일랜드 서부의 작은 마을, 캐릭클리와 수도 더블린을 배경으로 4년 남짓한 시간 동안 메리앤과 코넬, 두 주인공이 엮어 나가는 사랑, 불안,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메리앤과 코넬을 캐릭클리라는 마을에서 나고 자랐다. 아버지의 부재라는 공통점을 지닌 동갑내기지만, 두 사람은 가정, 사회, 경제적으로 상반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여자 주인공인 메리앤은 변호사인 어머니 덕에 유복한 삶을 누리지만, 어머니와 오빠와의 관계는 순탄치 않다. 반면 남자 주인공 코넬은 어머니 로레인이 메리앤의 집에서 청소부로 근무하지만, 어머니와의 관계는 매우 좋다. 중등학교(한국으로 치면 고등학교) 시절, 메리앤은 똑똑하지만 아싸로 지낸다. 코넬은 축구부 공격수를 할 정도로 피지컬도 좋고 인기가 많은 학생이다. 둘은 밖에서는 아는 척하지 않지만, 둘만 있을 때는 서로가 전부인 것처럼 지낸다. 둘의 사이가 깊어지지만, 코넬은 주변 친구들의 평판이 두려워 메리앤을 모른척을 한다. 졸업 무도회에 코넬은 메리앤이 아닌 다른 친구를 파트너로 초대하고, 그녀에게 사과조차 하지 않는다. 메리앤은 자퇴를 하고 연락을 끊게 된다.

 

이후 둘은 트리니티 대학에 같이 입학하게 되는데, 대학교에선 둘의 상황이 정반대가 된다. 많은 친구를 사귄 메리앤과 반대로 코넬은 아싸가 되어버린다. 둘은 대학교에서 친구로서 사랑하고, 이별을 반복한다. 각자 다른 남자친구/여자친구를 사귀지만 둘의 관계는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다. 마지막에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마무리된다.

 

 

#5. 어떻게 읽었나

외국의 청소년 소설 혹은 하이틴 드라마를 볼 때마다 느끼지만, 같은 나이인데도 나와는 다른 생활방식으로 살아가는걸까 의구심이 든 적이 많다. 내가 유교보이적인 면이 강해서 그럴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 책 역시 다소 불편하게 느껴지는 장면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분명 어려운 내용의 소설은 아닌데, 읽는 속도가 꽤나 걸렸던 소설이다. 그렇다고해서 무엇 때문에 읽는게 어려웠니?라는 질문에 딱히 대답할 수 있는 답은 없는 것 같다. 나에게 있어서 메리앤과 코넬은 '노멀 피플'이 아닌 '앱노멀 피플'인걸로...

 

앞서 말했지만, 번역이 매우 아쉬웠던 소설이다. 원작에서 he와 she가 많이 쓰여서 그런건지 '그'와 '그녀'라는 표현이 남용되었다. 또한 secondary school을 '중등학교'로 번역하는, 직역한 것이 많아서 읽기 불편했다. 다들 드라마 『노멀 피플』을 본 다음에 소설의 내용이 궁금해서 책을 읽는다고 하는데, 정말이지 드라마를 한 편이라도 봐야 이 소설 내용의 매력을 진정으로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책 전반적으로 산만하고 아쉬움이 남았던 독서였다.

 

 

 

#6. 인상 깊은 문장

285p. 누군가를 좋아하기 때문에 어떤 결정들을 내리고, 그러고 나면 삶 전체가 달라진다는 건 재미있는 일이야. 지금 우리는 사소한 결정들로도 삶이 크게 바뀔 수 있는 그런 기묘한 나이라고 생각해. 하지만 지금껏 넌 나한테 대체로 아주 좋은 영향을 미쳤고, 나는 내가 확실히 더 나은 사람이 된 기분이 들어. 네 덕분이지.

가족을 제외한 누군가 내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적이 있을까? 그리고 그 선택이 긍정적인 결과로까지 이어졌다는 것 만큼 감동적인 게 있을까? 메리앤이 코넬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 것 자체가 둘의 관계를 잘 그려냈다고 생각한다. 내 인생에도 이런 일이 있으면, 내가 이런 말을 한다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상상해본다.

 

 

#7. 한 줄 평

샐리 루니에게는 노멀피플

나에게는 앱노멀피플

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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