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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독서

[책리뷰] 2007년 동인문학상 수상작, 은희경『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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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동인문학상 수상작, 은희경『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1. 작가 소개

은희경 (1959 ~)

 - 1995년, 36세 때 <이중주>란 작품으로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하며 등단

 - 1995년부터 일산에 거주 중. 그래서 신도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이 많다고 함.

 - 카페에서 글을 자주 쓰지만, 단골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한 군데를 오랫동안 가지 않는다고 한다.

   “1카페 1작가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 은희경은 "궁극적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의 상투성'', 그로 인해 초래되는 진정한 인간적 소통의 단절"이라고 한다. 그녀를 따라 다니는 또 하나의 평은 ''냉소적''이라는 것이다.

 

 

#2. 책 소개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 2007년 동인문학상 수상작

 - 총 6개의 단편 수록

 - 2020년 리마스터판 출간. 기존 중단편 6편을 작가가 직접 새롭게 수정, 작품 순서도 재배치

  (구판) 의심을 찬양함/고독의 발견/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날씨와 생활/지도 중독/유리 가가린의 푸른별

  (리마스터)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날씨와 생활/지도 중독/고독의 발견/유리 가가린의 푸른 별/의심을 찬양함

 

 

#3. 이 책을 읽지 말아야 하는 이유

첫째, 밝은 책이 아니다. 전반적으로 냉소적인 느낌이 강하다.

책은 사람의 감정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소설집 전반적으로 밝은 내용이 아니다. 책을 통해 긍정적 에너지를 얻고 싶은 분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 않다. 

 

둘째, (개인적으로) 작품마다 작품성 편차가 크다고 느꼈던 단편집이다.

구판은 의심의 찬양함과 고독의 발견이 첫번째, 두번째다. 이 두 권이 가장 읽기 힘들었다. 다행히도 나머지 4권은 재밌었고 생각할 거리도 던져주었다. 단편집의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고 생각하지만, 작품간의 큰 편차는 아쉬운 부분이다.

 

셋째, 이 책을 읽고 ‘은희경은 하나의 장르’라는 말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소설이었다.

은희경 작가를 검색했을 때 가장 많이 나온 것 중 하나가 '은희경은 하나의 장르'라는 말이었다.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를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부분에서는 '은희경'이라는 장르를 느끼지 못한 것 같다. 혹은 내가 은희경이라는 장르에 대해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건 아닐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이 책은 '은희경'이라는 작가를 알아가기 위한 첫 소설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4. 어떻게 읽었나

구판으로 책을 읽었다. 리마스터판을 읽은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정말 소설집 일부 내용이 바뀐 것을 보고, 단순히 소설 순서만 바꾼 것이 아니구나!를 알 수 있었다. 앞서 말했듯 『의심을 찬양함』과 『고독의 발견』은 너무 읽기 힘들었다. 난해하다고 해야할까? 작가가 두 소설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나머지 4편은 무난했는데, 완전 마음에 든다고 말하기에는 애매하다고 해야할까?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소설집을 읽으면서 인상적이었던 문체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테이블로 안내되었다.'처럼 수동적 표현이 여러곳에서 보였다. 글쓰기에서 수동적 표현을 되도록 삼가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 유독 눈에 띠었다. 두번째는, 2005년~2007년 쓴 작품인데도 '레스또랑', '쏘스', '씨스템' 등 된소리를 강조해서 표현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리마스터판에서는 수정되었다고 한다.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은희경 작가를 읽기 위해서 내공이 필요한 것인가? 란 생각에 잠겼다. 다만, 책 내용은 다소 어려웠지만 예상치 못한 지점에서 좋은 문장들이 불쑥불쑥 나와서 포스트잇을 붙이는 재미가 있었다. 

 

 

#5. 인상 깊은 문장

『고독의 발견』 언제부터 그랬던 걸까. 그때 비로소 나는 깨달았다. 언제부터인가 내 곁에서 나만 모르는 일들이 진행되고 있었다. 언제부터일까. 나는 언제부터 이들 사이에서 제외되어 있었을까.
『아름다움이 나를 멸시한다』 나를 바꿀 수 있는 것은 일반적인 다수가 아니라 나에게 중요한 어떤 사람들이다.
『지도 중독』 여행지에서의 들뜬 경험들과는 상관없이 실제로 인간이 삶을 영위하는 장소는 일상이라는 이름의 세분되고 문명화된 현재라는 울타리 안이다.
『유리 가가린의 푸른 별』 세상 사는 일에 익숙해진다는 것이 어쩌면 틀을 갖는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일종의 삶의 메뉴얼 말이다. 아무리 복잡한 일도 틀에 집어넣으면 단순해져버린다.

 

#6. 한 줄 평

관악산 같은 소설집

★★☆☆☆ (2.5/5점)

 

구판으로 읽으면, 처음 2편이 너무 어렵다. 관악산 코스 중에는 빠르게 올라갈 수 있으나 절벽구간이 있는데 이와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 리마스터판의 경우, 순서가 바뀌어 독서 난이도가 굽이진 것 같은데, 정상까지 올라갔다 내려갔다 반복하는 관악산의 모습, 그래서 코스에 따라 느낌이 다른 소설이라는 평을 남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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